비 내리는 제주의 첫 날, 우리는 제주 4.3평화공원에 방문했다. 제주 4.3평화공원은 4.3사건으로 인한 제주도 민간인 학살과 처절한 삶을 기억하여 추념하며, 화해와 상생의 미래를 열어가기 위한 평화 인권기념공원이다. 비가 너무 세차게 내려 ‘우리가 날을 잘못 잡은걸까?’ 라는 생각이 듦과 동시에 4.3공원은 우리에게 엄중한 슬픔을 건냈다. 어떻게 이렇게 큰 사건에 대해서 무지했을까라는 스스로에 대한 반성과, 과거 ‘레드 아일랜드’ 라는 슬픈 이름의 제주가 더이상 아름답기보다는 처절하게 느껴졌다. 그럼에도, 아이부터 어른, 외국인까지 많은 관광객들이 붐벼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 아름다운 제주의 슬픈 과거를 아는지는 모르겠다. 2019년 대한민국에 더이상 좌와 우를 나누어, ‘빨갱이’라는 프레임으로 서로를 아프게 해서는 안된다. 더이상 슬픈 역사가 반복되지 않기를, 과거에서 많은 것을 배우기를 마음깊이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