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5] 둘째날.


 짧았던 첫 날 탐방을 마친 후에, 각자 집에서 잠을 자고 아침 일찍 모여 광주로 떠났습니다. 둘째날은 3~4일차의 주인공인 김남주 시인과 고정희 시인의 활동 배경을 알아 보는 것이 목적이었습니다. 따라서 5.18 민주화운동 기록관에 가서 전시를 보고, 당시 희생자들이 안장되어 있는 5.18 국립 묘지에 가기로 하였습니다. 서울에서 광주까지 거리가 먼 만큼 아침도 거르고 일단 서둘러 출발했습니다!


다행히 운전병 출신인 동훈이가 운전을 자처해 비교적 편하게 갈 수 있었습니다…만 꽉 막히는 고속도로에 5시간 가까이 갇혀 있었습니다. ㅠㅠ 

그래도 가는 길에 휴게소에 들러 요즘 핫한 소떡소떡도 먹고, 친구들끼리 얘기도 많이 나누었던 재미난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모인지 6시간 30분 만에 광주에 도달하였습니다~!! 5.18민주화운동의 흔적이 곳곳에 있었습니다. 당시의 역사를 잊지 않고, 숭고한 민주주의 정신을 지키고자 하는 의지가 도처에 보였습니다. 이렇게 광주 첫인상은 무언가 확고한 의지로 가득 찬, 동시에 역사의 아픔이 서려 있는 공간이라는 것이었습니다.

다시 정신 바짝 차리고 오늘의 첫 목적지로 향했습니다!! 처음 도착한 곳은 바로 5.18 민주화운동 기록관! 이 곳은 1980년 당시 가톨릭센터였는데, 기록관으로 탈바꿈한 지금도 그 원형을 보존하고 있었습니다. 안내원께 여쭈어 본 결과, 이 역시 광주시민들에게 작지 않은 의미가 있었는데요. 알아본 바에 따르면 당시 종교 건물이었던 이 곳은 군인들도 함부로 침입할 수 없는 공간이었기 때문에, 많은 시민들의 안식처이자 운동이 가장 활발히 이루어졌던 주 활동지였다고 합니다. 그래서 5.18 역사 속에서 이 공간이 가지는 의미가 남다른 것이죠!

5.18민주화 운동은 그동안 여러 매체를 통해서 접해왔습니다. 유명한 영화도 여럿 있고, 뉴스나 수업에서도 자주 등장하는 만큼 역사적으로 그 의미가 매우 깊지요. 그러나 실제로 그 현장에 있었던 것이 아닌 만큼, 또한 매체를 거쳐 접한 만큼 당시 상황을 생동감 있게 느낄 수 있는 기회는 없었습니다. 김수영 시인과 고정희 시인은, 또 그 당시 민중은 어떠한 현실을 살았기에 그토록 목놓아 자유를 외쳤을까요. 저희는 민주화운동기록관에서 그 당시 상황을 적나라하게 접할 수 있었습니다. 운동의 발상지, 그 한 가운데에 설립된 만큼 민주화운동기록관은 서울에서 접할 수 없는 다양한 자료를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사진촬영은 미리 허락을 받았습니다)

전시 초반부에 이어지는 현장의 참혹한 사진과 설명은 우리를 감정적으로 분노하게 만들었습니다. 발끝부터 피가 끓는 느낌이었죠. 우리는 말도 없어지고, 이끌리듯 전시관을 둘러보았습니다. 이어서 실제 희생자들의 프로필이 하나하나 영사기에 찍혀 나왔습니다. ‘수많은 희생자들, 숫자로만 표현되었던 그 한 명 한 명이 모두 살아있는 인간이고, 각자의 평범하고 소중한 일상을 꾸리던, 우리와 다르지 않은 사람들이었구나’을 무의식적으로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이러한 무의식적 공감은 희생자들의 사진과 곳곳의 부연설명에 더욱 몰입하게 하는 효과를 이끌었습니다.

중간에는 당시 상황을 석고상으로 재현해 놓은 공간이 있었습니다. 실물 크기에 근접하는 석고상을 통해 사진보다 더욱 직관적으로 당시 현장의 분위기를 상상해볼 수 있었습니다.

민주화운동기록관에서 약 두시간을 보내고, 우리는 5.18 국립묘지로 향했습니다. 이전 전시회에서 보았던 사람들의 영혼이 안장 되어있는 곳입니다. 이 곳의 중요성과 역사적 의미는 차치하고, 그 규모와 건축물의 아름다움에 감탄하였습니다. 


이곳에서 한 명씩 의식을 지내고 제사를 지낸 뒤 바로 옆에 있는 5.18 추모관에도 들렀습니다.

민주화운동기록관과 마찬가지로 당시 상황에 대한 기록과 국립묘지의 의미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인상 깊었던 것은 광주시민들의 눈물을 형상했다는 조형미술이었습니다. 추모관 내부 2층 바닥에는 곳곳에 희생자들의 눈물을 표현한 조명 미술이 설치되어있었고, 그 물의 흐름들이 한곳으로 모여 떨어져 1층의 ‘눈물’호수를 이루는 형태였습니다. 굉장히 신비롭고 인상깊었던 전시였는데요, 혹시라도 궁금하신 분은 직접 가서 보시기를 바랍니다..!

이렇게 분노하기도 하고, 슬프기도 했던, 참 많은 것을 느끼게 해주었던 둘째 날 일정도 모두 끝마치고 광주 숙소로 들어왔습니다! 모처럼 여행이니만큼 맛있는 음식이 빠질 수 없지요~!!

지역에서 유명한 떡갈비를 맛있게... 정말 맛있게 먹고 우리는 숙소로 돌아와 하루 있었던 일에 대해 회포를 풀었습니다. 그리고 세번째 일정을 위해 휴식을 취했습니다.



둘째날 느낀점

주영: 민주화운동 기록관에서 처음 전시관에 들어가자마자 보았던 사진이 기억에 선명히 남았습니다. 적나라하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폭력에 휘말린 시민들의 모습이 그대로 보였습니다. 유명한 영화 속 연출과 특수분장이 아니었습니다. 온몸에 소름이 돋고 분노에 손이 떨리는 듯 했습니다. 둘째날은 답답하고 착잡한 마음으로 탐방을 애써 이어나갔던 날이었습니다.

동훈: 2일차 목적지로는 민주주의에 가장 큰 사건이라 할수있는 5.18 의 역사를 보기 위해 광주로 찾아갔습니다. 광주에 있는 5.18 민주화 운동 기록관은 역시 그때 당시의 역사를 알수있는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다음 목적지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추모를 드릴 수도 있었던 뜻깊은 하루였습니다.

상훈: 저는 문화, 언론 예술을 중점으로 기록관에 전시된 물품들을 살펴봤습니다. 문화는 정말 그 때 흘린 피로 만든 것같이 참담했습니다. 언론은 보도되지 않는 것도 많았습니다. 태극기는 피어 젖어 있었고 예술품은 그 당시의 총탄이 되어있었습니다. 민주묘지에선 진심으로 그들을 위해 생각 할 수 있었습니다. 마음 한 쪽이 쓰라렸고 울분이 터졌습니다.

관련 탐방지